어제 우연히 접한 게임(!)인데, 홀딱 반할 정도로 재미있어서 간단히 적어봅니다. 게임은 http://geoguessr.com 에서 해보실 수 있는데요. 자세한 소개는 없지만, 2013년 5월 중순 경에 스웨덴 개발자가 오픈한 듯해요. 긴 말할 것 없이 바로 들어가보죠.

[ 게임 소개 ]

Screen Shot 2013-06-15 at 오후 7.20.35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이런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 방법은 정말 간단한데요. 메인 화면에 있는 지구상 어딘가의 구글 스트릿 뷰를 보고, 오른쪽의 작은 화면에 있는 구글 지도 화면에서 해당 구글 스트릿 뷰의 위치를 찍는 것이 전부입니다.

Screen Shot 2013-06-15 at 오후 8.37.53사용자가 답을 입력하면, 정답(녹색 A)과 사용자가 입력한 답(빨간색 B)를 구글 맵에서 보여줍니다. 정답에서부터 직선 거리로 몇 km 떨어져있는지 알려주고, 이를 기준으로 점수(!)를 줍니다.

Screen Shot 2013-06-15 at 오후 7.09.37플레이어는 이런 문제를 연달아 다섯 개 풀게 되고요. 다섯 문제를 풀고 나면, 위와 같이 정답/자기가 입력한 답을 보여주고 총점을 매겨줍니다. 일단은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입니다.

[ 게임의 매력 ]

1. 발견의 재미: 사실 구글 스트릿 뷰는 익숙한 곳이 아니면 잘 찾아보지 않는 정보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지구 상 어딘가의 스트릿 뷰를 플레이어의 화면 앞에 띄워줍니다. 그곳은 플레이어에게 익숙한 곳일 수도 있지만, 웬만해서는 가보지 않은 곳, 또는 지명조차 낯선 곳일 확률이 더 많습니다. 도시 한복판일 수도 있지만, 다른 차가 한 대도 없는 사막일 수도 있고,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빙하 지역일 수도 있습니다. 교통체증 속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하고, 교외에서 꽃놀이에 한창인 사람들을 보는가 하면, 항구 옆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영어권일 수도, 프랑스어권일 수도, 무슨 말인지 모를 언어권일 수도 있어요. 클릭 한 번에 완전히 다른 기후, 지형, 생활상을 무한대로(!) 구경할 수 있다는 건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일 거에요.

2. 추측의 재미: 무작위로 뽑힌 문제를 풀려면, 실낱같은 단어도 놓쳐선 안 됩니다. 자신의 모든 상식을 동원해야죠. 식생을 보고 위도나 해안에서 떨어진 정도를 추론하고, 언어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없는지 열심히 뒤져보고, 있다면 그게 어느 나라일지 짐작하고, 교통이나 차종, 건축 형식, 사람들의 인종, 복식 등 뭐든지 다 뒤져서 자신의 답을 만들고, ‘정답 확인’을 누르는 순간의 스릴이 상당합니다. 완전히 빗나가면 맥이 빠지기도 하지만, 정답에 수십 km 부근으로 근접했을 때의 쾌감은 대단하더라고요.

3. 경쟁의 재미: ‘총점’이라는 비교가능한 수치가 있다 보니, ‘내가 더 잘 찾아.’, ‘나도 이 정도로 똑똑해.’라고 서로 경쟁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경쟁은 뭔가 좀 아쉬운 편인데, 제가 공유한 페이스북 링크에서도 답글로 자신의 점수를 서로 말하며 경쟁하게 되더라고요. (친구가 꽤 고득점을 부르는 바람에, 전 몇 판을 더해서 더 고득점을 만들고서 점수를 불렀네요…)

[ 게임을 더 재미있게 고친다면?]

사실 이 게임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오랜만에 충격을 받았어요. 구글 스트릿 뷰와 구글 맵이라는 공개된 데이터를 잘 엮고, 두 지점 사이의 직선 거리에 대해 점수를 주는 것만으로도 온전한 게임을 만들어낸 거잖아요. 정말 게임 디자인의 승리랄까.

지금 상태로도 굉장히 재미있게 즐기고 있지만, 몇 가지 고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1. 난이도 조정

Screen Shot 2013-06-15 at 오후 6.46.47지금 버전은 너무 무작위라서, 문제마다 난이도가 너무 천차만별이에요. 어떤 문제에서는 알아볼 수 있는 언어권에 지명이 적힌 간판들이 있어서 수십 km 내로 맞출 수 있는가하면, 위와 같은 사진을 보면 정말 머리가 멍해지거든요. 물론 한참을 이동하며 단서를 찾아 헤맬 수도 있지만 사막 같은 곳에서는 그것도 힘들고요. 특히 이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이런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 흥미가 확 떨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문제에 난이도 속성을 부여해서, 사용자가 선택한/사용자의 레벨(!)에 맞는 문제를 주면, 너무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딱 도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며 쾌감을 좀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난이도 속성을 결정하는 방법이 문제인데, 결국은 플레이 데이터를 보고 유동적으로 난이도를 바꿔야할 듯해요. 예를 들어 어떤 지점은 사람들의 정답 근접 거리가 평균 수십 km라면, 유명한 건축물이나 지명 간판 등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점이겠죠. 반대로 평균 천 km를 넘어간다면, 사막 한 가운데라던가 지명을 찾기 어려운 산길 등 난이도가 높은 지점일 거에요. 사람들의 정답률을 기반으로 난이도를 정하면, 어느 정도 밸런스를 할 수 있을 듯해요.

2. 좋아하는 장소 등록/공유

Screen Shot 2013-06-15 at 오후 7.16.16이 게임을 계속 하다 보면, 평소에는 전혀 생각도 못하던 풍경이나 건축물을 접할 수 있어요. 위의 사진이 그런 곳이었는데요. 유럽 건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동아시아나 중동권도 아니고, 주변의 표지판은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 같고, 사람들은 한가로워 보이는데, 바로 옆에 군함이 있는 그런 곳이었거든요. 동네 풍경도 참 괜찮았고 건물도 색다르지만 예뻐서 정말 기억하고 싶은 곳이었지만, ‘남아메리카 중부 서해안 어딘가’ 정도로만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게임을 하다가 맘에 드는 장소가 나오면 개인적으로 등록해서 나중에 좀 더 찾아보거나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3. 경쟁 요소 강화

Screen Shot 2013-06-15 at 오후 7.14.33현재 게임에도 위의 사진처럼 경쟁을 구현해놨어요. 제가 했던 문제 링크를 친구에게 줄 수 있는데, 친구가 그 링크로 들어오면 각 문제를 풀 때마다 정답, 이전 친구의 답, 자신의 답을 서로 비교할 수 있어요. 문제를 다 풀고 나면 총점 비교도 가능하고요.

이대로도 어느 정도 재미있지만, 역시 조금 고쳐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페이스북(!)을 붙이고, 리더보드(!)를 붙이면 바로 경쟁이 일어날 수 있을 듯해요. 위에서 얘기한 난이도를 도입해서, 친구와 점수 경쟁에서 뒤졌을 때는 보상이 높은 어려운 문제를 고른다던가 하는 전략도 넣어볼 수 있겠고요. 수 km 안으로 정답을 맞추는 Bull’s eye 같은 뱃지를 준다던가, 특정 국가의 정답률이 높으면 해당 국가의 뱃지를 준다거나 하면, 뱃지 모으기 경쟁도 충분히 할 수 있을 듯해요. 몇 명이 모여서 팀대항전을 해도 꽤 재미있을 것 같고요.

[ 총평 ]

‘와, 이거 아이디어 정말 좋다’라는 게임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새로 컨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기존에 공개된 컨텐츠를 잘 엮는 것만으로 게임을 만들어내는 접근도 좋았고요. 그 컨텐츠가 실제 현실의 자료이다 보니, 또다른 재미가 있는 것도 좋아요. Gamification 쪽에서 얘기하는 실제 세상 위의 game layer를 너무나 잘 풀어낸 예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미 붙어있는 점수 외에, 뱃지, 리더보드, 소셜 붙이면 사람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지역을 한정하면 지역 홍보 프로그램으로도 괜찮을 것 같고, 조금만 문제 데이터를 추려낼 수 있으면 교육용으로도 쓰기 좋을 것 같네요. 이런 저런 영감을 잔뜩 받았달까요.

오늘도 덕분에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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