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멋진 그래픽 덕분에 몇 번 해봤지만, 뭔가 좀 어렵고 복잡해서 많이는 하지 못했던 게임이었는데요. 얼마 전에 리마스터하면서 스팀에도 올라왔길래 구입해서 두세 시간 하면서 한 번 클리어해봤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았던 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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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1: 다양한 캐릭터. 아무래도 정식 D&D 규칙을 따르다 보니 직업이 확실하게 갈려있고, 각각 능력치나 기술에서 개성이 확실하다 보니, 캐릭터를 바꿀 때마다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파티 플레이에선 그런 개성과 팀웍을 좀 더 느껴볼 수 있었을 텐데, 아직 싱글 플레이만 해봤으니 그 부분은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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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2: 큼직큼직한 액션. D&D 규칙에 따라 이런 저런 파악하기 힘든 규칙과 기술이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데 액션 느낌이 확실히 좋더라고요. 그래픽이야 예전 그래픽이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이 굉장히 큰 편이고, 애니메이션 프레임을 많이 넣어서 동작들이 부드러우면서도 화려했어요. 덕분에 캐릭터들의 다양한 기술에 따른 액션들을 보는 쾌감이 상당했고요. 요새 기준으로 보면 부족할 지 몰라도, 사운드나 맞았을 때의 피드백도 상당히 좋아서 타격감도 좋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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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3: 세계관. 몬스터 디자인과 배경 디자인, 두 개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D&D의 몬스터들을 쓸 수 있는 만큼, 캐릭터보다 몬스터를 보는 맛이 쏠쏠했는데요. 자잘한 몬스터 디자인도 좋았지만, 보스급 몬스터들은 ‘우와-‘하면서 볼 수 있었어요. 단순히 겉모습만 그럴싸한 게 아니라, 각 몬스터마다 한정된 공간에서 플레이어를 괴롭히기 위해 이런저런 패턴을 갖고 있는데, 그런 패턴도 상당히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배경 디자인은 이게 정말 2D인가 싶을 정도로 공간감이 좋았는데요(특히, 마지막 스테이지의 원형 계단 배경은 우와…).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각 스테이지마다 배경이 확실하게 달라서, 모험의 여정을 제대로 그리고 있더라고요. ‘지난 번엔 산골 마을이었는데, 지하 동굴을 지나 어느새 하늘을 날고 있구나.’라고 모험하는 느낌이 제대로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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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4: 스토리텔링. 당시 오락실에서 이 정도로 스토리텔링에 신경썼던 게임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챕터마다 오프닝씬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하는 중간 중간에도 컷씬이 수시로 들어와서 스토리를 전달하려고 했죠. 거기에 오락실 게임으로는 정말 특이하게 스토리 분기가 있었고요. 컷씬만 있을 때는 약간 게임을 방해하는 느낌도 들었는데, 분기가 같이 들어와버리니 ‘무슨 얘기였더라. 다음엔 어디로 갈까.’하면서 꽤 오래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전 우선 1회차만 플레이했지만, 분기 덕분에 좀 더 여러 번 플레이할 동기도 분명 있겠죠.

그외의 부분들: 결국 게임 구조는 방 하나씩을 깨나가는 것과 동일한데, 이를 하나의 이어진 공간으로 연출한 부분들이 참 좋더라고요. 당시 기술적 한계 내에서 최대한의 경험을 이끌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고요. 보물 상자 모으기, 게임 중 인벤토리를 열어서 보조 기술을 선택하기, 각 스테이지 끝났을 때 상점 등은 조금 어렵거나 조금 군더더기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그런 기능들이 게임에 여러 레이어를 얹으면서 깊이를 만들어내고 게임을 코어하게 만들어낸 것이겠죠.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서 엔하위키의 던전앤드래곤 게임 항목을 봤더니, ‘이 사람들이 정말 나랑 같은 게임을 한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요. 아무래도 게임 시스템 쪽을 많이 보게 되는데 관련해서 엔하위키의 벨트스크롤 액션게임 항목을 보니, 좀 더 공부해보면 재미있겠더라고요. 이 부분은 더 공부해서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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