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n Shot 2013-06-30 at 오후 5.49.09 지난 3월 13일, 구글에서는 여느 때처럼 몇 가지 서비스 종료에 대한 공지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제가 열심히 써왔던 ‘구글 리더’도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왜?’보다는 “안돼! 구글, 나한테 이러지마. 이제 어떻게 하지??”였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5년 넘게 구글 리더에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어오고 있었거든요. 수십 곳의 사이트에서 총 매일 150-200 개 정도의 글을 ‘배달’해주면, 전 아침마다 그 글들을 쭉 훑어보고 그 날의 핵심 키워드나 알아야 할 소식들을 챙겼습니다. 세상을 향해 제가 마련한 일종의 레이더이자 더듬이였던 셈이죠.

그런 구글 리더가 사라진다니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더라고요. ‘누군가가 대체품을 만들어낼 거야.’라는 믿음으로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수많이 쏟아질 ‘대안’ 중에서 제게 맞는 것을 고르려고 조건까지 세워뒀습니다. 바로 제가 쓰던 앱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30630Netnewswire 이름은 ‘구글’ 리더였지만, 구글 리더를 사용할 때에 구글 로고나 URL을 본 건 몇 년 전의 일입니다. 강력하면서도 맘에 쏙드는 앱들이 있는데, 구글 페이지에 가서 볼 이유가 없잖아요?

아이폰에선 아이팟 터치 시절부터 잘 써오던 Byline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딱히 불편한 점이 없으면서도 Instapaper 연동 등 필요한 기능은 지원해줬죠. 하지만 Byline은 아이패드에서는 좀 불편했기 때문에 Feeddler, Pulse, Flipboard, NewsRack, Reeder 등등을 거치며 맘에 드는 앱을 찾았습니다. 이런 앱들이 ‘구글 리더 대체품’에서 동작하지 않는다면…? 음, 뭐 이 앱들은 그래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맥에서 쓰던 NetNewsWire의 경험 만큼은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게 중요한 건 ‘구글’ 리더가 아니라, NetNewsWire의 와이드 스크린 뷰에서 스페이스와 화살표 키만으로 40 여분 동안 몰입해서 150-200개 정도의 피드를 훑고 챙겨봐야 할 글은 콘트롤+P 키로 Instapaper에 보내는 경험이었으니까요. (어, 잠깐만… 중요한 건 ‘구글’ 리더가 아니었다고요?)

그럼에도 만약 제가 쓰는 앱들이 구글 리더의 종료와 함께 사라져버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RSS 앱이 없으면 앞으로는 뉴스들을 모아볼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 말이죠. 제가 구독 중인 피드들을 보면서, 하나 하나 따져봤습니다. 여기 피드들이 끊기면 저 쪽에서 새로 쓴 글들을 내가 어떻게 접해야 할까… 그런데 답은 참 싱겁더라고요. 해당 매체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팔로우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제 타임라인에 들어오는 게 귀찮다면 리스트를 하나 만들면 되겠죠. 뭐하러 굳이 xml 주소를 넣어가며 RSS 피드를 새로 추가를 하나요. 그냥 follow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될 텐데 말예요. (어, 잠깐만… RSS ‘리더’도 굳이 필요하진 않다고요?)

아니, 생각해보니 저는 이미 그러고 있었습니다. 따로 팔로우하지도 리스트를 만들지도 않았지만, 제 트위터/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이미 수많은 뉴스들이 ‘친구들의 추천’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친구 추천으로 접한 뉴스는 리더 앱으로 보는 뉴스보다 그 수는 (아직) 적었지만, 제 취향에 맞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리더 앱의 뉴스보다 더 정성들여 읽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글은 좀 더 시간을 들여 읽을 만하다’고 판단해 Instapaper에 몰아넣은 글들은 친구들이 추천해준 글이 더 많았습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알려주기도 쉽죠. 그냥 리트윗하거나 공유해버리면 되니까요. 그러고보니 몇 년째 이 곳 저 곳에서 블로그를 해왔지만, 이젠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죠. 그래서, 이젠 블로그에 글을 새로 쓰면 트위터/페이스북에 자동 발행되도록 해두었고 말예요. (어, RSS 리더보다 소셜 큐레이션이 더 낫다고요?)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구글 리더는 서비스 종료까지 겨우 몇 시간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구글 리더의 빈 곳을 노리고 여러 서비스들이 생겨났지만, TechCrunch의 촌평처럼 ‘완벽한 대체품은 없다. 대안은 있다.’에 가까운 형국 같아요. 각 서비스들이 어떻게 될 지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지만, ‘특정 회사에 묶여 서비스될 필요도 없고’, ‘굳이 XML이라는 어려운 걸 넣어야 하는데’, ‘글 쓰는 입장에서 전파력은 신통치 않은’ 기술이 앞으로도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차피 다들 리트윗되고, 좋아요 받으려고 블로깅 하는 거잖아요?

안녕, RSS. 그동안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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