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 ‘레고 반지의 제왕'(참고: 영화 ‘반지의 제왕’을 레고 게임으로도 즐기자: 레고 반지의 제왕 PC)에 이어 요즘엔 ‘레고 마블 히어로즈’를 하고 있습니다. 하다 보니 ‘반지의 제왕’에 비해 개선된 점이 눈에 띄어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레고 게임은 비유하자면 맵과 던전의 구조로 이뤄져있습니다. 맵은 게임의 세계(‘반지의 제왕’이라면 중간계, ‘마블 히어로즈’라면 뉴욕)를 통째로 구성해놓은 것으로서, 플레이어는 해당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맵 곳곳에 있는 던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던전은 스토리에 맞춰 플레이어의 동선과 액션을 짜임새있게 구성해놓은 닫힌 공간으로서, 플레이어는 던전에 입장하면 일직선으로 구성된 던전의 동선을 반강제적으로 따라가야 합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는데, 던전은 던전 안에서 동선이 정해져있으니 상관없지만, 맵에서는 플레이어가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스토리에 맞춰 ‘다음은 요 던전으로 이동하세요.’하는 식으로 안내, 즉 맵 내비게이션을 해줘야 한단 말이죠.

‘레고 반지의 제왕'(2012년 11월 출시)에서는 맵 내비게이션을 다음과 같이 풀었습니다. (한글 텍스트와 흰 점선의 동그라미는 제가 추가했어요.)
20140512LegoNavigation.001위의 그림에서처럼 먼 곳에 목적지를 보여주고 거기까지 가는 길에 반투명 푸른색의 길 안내 코인을 깔아뒀습니다. 왠지 헨젤과 그레텔의 ‘빵가루’가 떠오르는 순간인데요. 이 길 안내 코인은 기존 코인과 형태는 동일하지만 색과 투명도가 다르고 먹어도 실제 코인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코인은 ‘얻어야 하는 것’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코인들을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20140512LegoNavigation.002목적지가 첫번째 예처럼 큰 건물이어서 눈에 잘 띄면 좋겠지만, 협곡의 입구처럼 지형에 묻혀버릴 때도 있죠. 그때는 위의 예처럼 아예 눈에 띄는 화살표로 목적지를 표시해주고, 거기까지 길 안내 코인을 뿌려놓는 방식도 쓰더라고요. 아주 세련된 방식은 아니지만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빵가루 방식은 의도한 동선에서 한 번 벗어나고 나면, 원래 길이나 방향을 다시 찾아가기가 조금 어렵긴 하더라고요. 동선에 집중하게 만들려면 맵에 다른 시선을 잡아끌 지형이나 캐릭터들을 놓아서도 안 되었고요.

이에 반해 ‘레고 마블 히어로즈'(2013년 11월 출시)는 한 발 더 나아간 맵 내비게이션을 선보입니다.

20140512LegoNavigation.003길 안내 코인은 그대로지만, 목적지나 목적지 화살표 대신 ‘길 안내 캐릭터’가 생겼습니다. 이 길 안내 캐릭터는 마치 길앞잡이처럼 플레이어보다 아주 조금 앞서 가면서 길 안내 코인을 떨어뜨립니다. 플레이어가 자신을 따라오지 않으면 제자리에서 통통 튀거나 손을 흔들며 플레이어의 주의를 끌기도 하고요. 그리고, 화면 왼쪽 아래에는 미니맵도 표시해서 현재 플레이어 위치와 목적지를 지도에 표시해줍니다.

전반적으로 1년 전의 ‘레고 반지의 제왕’에 비해 세련되고 덜 헷갈리고 훨씬 친절한 맵 내비게이션인데요. 아무래도 휑한 느낌마저 들었던 중간계에 비해, 시민과 자동차와 빌딩으로 가득찬 뉴욕 시내에서 플레이어를 안내하려다 보니 내비게이션을 개선해야 했겠죠. 기존의 화살표+빵가루 방식이었다면 좌회전-우회전을 반복해야 하는 뉴욕 시내에서 금방 길을 잃었을 테니 말이죠.

개발사인 Traveller’s Tales는 세가, 디즈니 등의 유명 IP를 게임으로 만들다가 2005년 레고 스타워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년 동안 무려 24편의 레고 게임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거의 비슷한 구조의 게임을 이렇게 오랜 시간 조금씩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모습도 참 좋아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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