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볼 광고는 대형 광고 시장의 끝판왕같은 존재인데요. 2015년에는 모바일 게임들이 바로 그 수퍼볼 광고를 집행해서 꽤 눈길을 끌었습니다. Game of War는 케이티 업튼을 등장시킨 30초 광고를 내보냈고, Heroes Charge는 인게임 캐릭터들로 15초 광고를 만들었죠.

하지만, 역시 가장 많이 화제가 된 건 리암 니슨이 출연한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였을 겁니다. 영화 테이큰 캐릭터가 떠오르는 리암 니슨의 모습과 게임 장면이라는 소재를 재치있게 구성해서 1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죠. 우리나라 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던데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아래 한 번 더 첨부했어요.

리암 니슨이라는 엄청난 유명인이 출연하고 광고 플롯도 재미있지만, 제가 이 광고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모바일 게임의 스타벅스 테스트를 광고에 녹여냈다는 점이에요.

‘스타벅스 테스트? 커피 파는 거기?’

네,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 맞습니다. 스타벅스 테스트는 말 그대로 스타벅스 매장에서 게임을 테스트하는 것이고요. 스타벅스 테스트가 무엇인지는 Free-to-play Design, Rule 2: The Starbucks test라는 글에 잘 정리되어 있는데요. 간단히 얘기하자면 특정 게임이 아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커피 매장에서 마키아토를 주문한 다음 커피가 나올 때까지,
그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의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까?

질문은 단순하지만 ‘예’라고 답하는 건 사실 쉽지 않아요. 3-4분 정도 되는 그 짧은 시간에 (1) 휴대폰을 켜고 (2) 게임 아이콘을 눌러 실행하고 (3) 게임을 로딩한 다음 (4)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5) 뭔가 하나 완결한 느낌을 받아야 하니까요.

위에 링크한 글에도 예가 많지만, 최근 몇 년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게임들도 이 테스트를 잘 통과하죠. 커피 기다리는 시간이라면 드래곤 플라이트에서 한 번 날거나, 쿠키런에서 한 번 달리거나, 애니팡에서 한 판 하거나, 도탑전기, 세븐나이츠, 영웅, 몬스터 길들이기, 별이 되어라 등에서 던전을 한 번 돌 수 있을 거에요. 짧은 시간 안에 뭔가 온전히 즐긴 느낌을 주고, 그걸 계속 반복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자, 그럼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로 돌아와 볼까요? 리암 니슨은 언제 어디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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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캡처

아, 그렇습니다. 리암 니슨은 카페에서 음식(스콘)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이에 이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거네요. 그럼 짧은 시간 동안 리암 니슨은 뭘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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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캡처후 편집

(1) 상대방이 자신의 기지를 공격해 패배한 것을 확인했고
(2) 어떤 병력으로 상대에게 복수할 것인지 계획을 짰고
(3) ‘복수’ 버튼을 누릅니다.

그게 전부에요.

실제로 리암 니슨이 하는 일은 복수 버튼을 누르는 것 하나 밖에 없을 정도로 간단한 게임이지만, 광고를 통해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는 게임이 자원을 모아서 익명의 누군가를 공격해서 약탈하고, 또는 그 약탈에 맞서 복수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아주 훌륭하게 알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게 커피 가게에서 스콘 하나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경험이라는 것도 말이죠!

아, 정말 처음 볼 때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여러 번 봐도 이 광고는 정말 영리해요. 재미있으면서도 말하고 싶은 걸 아주 세련되게 전달하고 있거든요. 예전에 적었던 클래시 오브 클랜 페이스북 광고: 말풍선을 이용한 착시도 그렇고, 클래시 오브 클랜은 광고 집행에 있어서 규모도 규모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상당히 뛰어나고 게임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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