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읽었던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다시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보니 이런 저런 도시들에 ‘체크인’하며 다니는 모습이 꽤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실제 지도가 꽤 궁금해졌는데 책에서 제공하는 지도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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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로는 많이 아쉬워서, 책을 읽는 중에는 지구본을 돌려가며 봤는데요. 책을 읽고 나니 이 여정을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정리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잉여력을 모아서 지도를 새로 그려봤습니다.

먼저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지 짬날 때마다 메모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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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고민한 지점들이 있었는데요.

지도의 투영법은 어떻게 할까?

  • 세계 일주 여정을 제대로 나타내려면 거리 왜곡 없는 게 중요
  • 위키피디아의 지도 투영법에 수많은 후보작들이 있음
    • 하지만 지도 소스를 구하는 게 어려움
    • 그리고 그 지도에서 특정 도시를 정확하게 표시하기 어려움
  • 구글 어스를 쓰면 왜곡 없으면서도 도시 정확하게 찍을 수 있음
    • 하지만 원하는 형태로 편집하는 게 까다로움
    • ‘한 장의 이미지’로 나타내자는 원칙에도 어긋남
  • 결론은 구글 맵
    • 도시 위치의 정밀성을 보장해줄 수 있음
    • 지도 소스를 구하기도 쉬움
    • 최대로 줌아웃했을 때 한 장의 이미지임
    • 그냥 구글 지도의 투영법을 따르기로 함

 

지도의 중심은 영국? 아니면 태평양? 

  • 태평양 중심의 지도
    • 한국인에게 좀 더 익숙함
    • 여행 출발점인 영국이 지도의 가장 왼쪽에 위치함
    • 여정 방향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음: 왼쪽→오른쪽
    • 다만, 여정 후반에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덜함
    • 이미지 중앙에 태평양이 놓임
      • 즉, 이미지의 왼쪽과 오른쪽에 정보가 빼곡하게 들어가고,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를 중앙에는 텅 빈 태평양만 놓이게 됨
  • 영국 중심의 지도
    • 태평양 중심 지도와 정반대
    • 이미지 중앙에 인도-동아시아가 놓임
      • 여정 전반부의 정보가 이미지 중앙에 놓임
      • 태평양이 이미지의 좌우 양끝에 잘려서 시야 밖으로 밀려남.
  • 결론은 영국 중심 지도로 만들기로 함
    • 중요도 떨어지는 태평양을 이미지 중앙에 놓지 않게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고민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고요. 이후로는 다소 단순 작업하는 느낌이었어요.

먼저 구글맵에서 각 도시 찾아 찍는 데에 시간을 꽤 들였는데요. 작품에 나온 인도 지명 중에는 지금 없거나 이름이 바뀐 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만든 구글 지도를 16:9 비율에 맞게 캡처한 게 아래 이미지에요. (왜 16:9 비율이냐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게 애초 목표였으니까요.)

worldmap

그 뒤에는 키노트에서 지도 위에 여러 정보와 범례를 얹고, 보기 편하게 각 요소들의 시각적인 비중을 다르게 해준 게 전부에요. 아래 이미지가 완성작이고요.

80days.001

범례를 어느 쪽에 둘 지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이미지 레이아웃을 생각하면 오른쪽 아래에 두는 게 자연스럽겠지만, 그렇게 하면 뉴질랜드를 통째로 가리게 되더라고요.) 지금처럼 지도에서 필요한 정보를 가리지 않는 쪽이 더 나은 것 같아요.

한동안 너무 너무 불편한 파워포인트를 만지다가, 오랜만에 키노트로 돌아오니 손이 아주 상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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