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입니다.

Distilling a francise: Lara Croft GO Postmortem

참 좋아하는 게임 Lara Croft GO의 포스트모템입니다. 처음에는 팀의 전작인 Hitman GO를 툼 레이더로 바꾸는 스킨 체인지 정도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요. Hitman Go의 룩으로는 라라 크로포트의 느낌을 살릴 수가 없어서 아트 디렉션을 크게 바꿨고, 아크로바틱한 동작이 특징인 라라가 장기말처럼 움직이니 너무 어색해서 모션을 다양하게 넣고, 기승전결이 있는 모험 느낌을 주기 위해 내러티브와 컷신을 넣는 등, 코어 메커닉은 갖춘 상황에서, 개발 과정에 새로 생겨나는 도전거리들에 대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 좋았어요. 처음에는 예상 못했던 도전거리들이 생긴 만큼 일정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궁금했는데, 솔직히 말해 일정을 두 번 연기했다면서, 이에 대해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사람들은 출시가 연기된 것은 기억하지 않는다. 그 게임이 뛰어난지를 기억한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네요.

Production: working at the heart of the team

게임 프로듀서라고 하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문제 해결사(Problem solver)인데요. 개발 과정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이들의 일이고, 그래서 프로듀싱이라고 하면 화려한 도구와 애자일 등 스마트한 방법론부터 떠오르곤 합니다. 그런데 이 발표에서 네 명의 프로듀서는 각각 (1)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팀을 만들어 시작할 때 페차쿠차 등으로 유대감 만들었던 얘기 (2) 일이 잘 안 굴러갈 때 어떻게 말하거나 대처해야 하는지 (3) 프로젝트의 큰 그림/작은 그림을 각각의 팀원과 어떤 주기로 만나 얘기할 것인지 (4) 스트레스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프로듀서 자신은 어떻게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지 등등 뭔가 ‘힐링 캠프’라고 불러도 좋을 법한 얘기들이 나왔네요. 올해 유달리 프로덕션 쪽에서는 소프트스킬이나 팀내 편견 없애기, 팀원들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기 같은 제목들이 눈에 띠었는데요. 협업 도구와 방법론으로 일정 챙기는 건 이제 기본이고, 정량화하기 힘든 팀원 간 신뢰, 소통, 건강함도 챙기는 식으로 프로듀싱의 영역이 넓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Character design for diverse audiences: some psychological and behavioral perspective

포스터 세션은 처음 들었어요. 심리학/행동과학 박사의 연구 결과 공유 자리였는데요. 첫 연구는 아프리칸 아메리칸/라틴 인종 아동의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게임에서 캐릭터를 타겟 유저와 비슷해 보이게 만들었더니 대조군인 백인 아동에 비해 몰입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두번째 연구는 일본 아니메 얼굴들만 잘라내 각 인종들에게 해당 아니메의 얼굴이 어떤 인종에 속할 것 같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인종에 따라 판단 근거도 다르고 같은 대상을 보고도 인종을 다르게 인지하는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마일리처럼 좀 더 추상화하면 그만큼 동일시할 수 있는 인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거죠. 세번째 연구는 아동 대상의 정성 조사였는데, 인터뷰 초반엔 캐릭터가 자신과 닮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좀 더 깊이 대화해보면 자신과 완전 똑같은 건 지루하고 신선함이 없기 때문에, 좀 더 뭔지 모르겠는 신비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사례로 든 몇몇 캐릭터들처럼 앞으로는 어떤 인종인지 알기 어려운 그런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 수 있을 듯하다는 결론이었어요.

The gamer motivation profile: model and findings

게임하는 동기를 기준으로 게이머들의 유형을 구분하는 연구는 굉장히 많았는데, 이 회사는 이런 유형 측정해주는 설문조사 웹앱 같은 걸 만들었고, 이게 바이럴을 타면서 약 20만 명의 데이터를 모으게 됩니다. 이 데이터를 주된 동기별로 그룹을 잘 나누고, 여기에 다시 성별, 나이, 좋아하는 게임 등의 자료를 해당 유형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다른 게임을 추천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준비 중 인듯 하더라고요. 공개 슬라이드 자료에도 있지만, 남성들이 주로 파괴와 경쟁을 좋아하고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성별이 아닌 연령대 등으로 다시 자료를 확인하면 성별보다는 오히려 연령대가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걸 좀 더 잘 보여주더라고요.

Composing music for VR games: Adventure Time case study

다른 것 듣기에는 시간이 살짝 애매해서 들었어요.  VR 게임은 스피커가 아닌 헤드폰을 위한 음악을 해야 하니, 기존의 스테레오 믹싱보다는 바이노럴 binaural 믹싱이 필요하다 정도의 얘기였습니다.

The current state of Muslim representation in video games

무슬림인 게임 칼럼니스트(남성), 게임 개발자(남성), 게임 디자인 강사(여성), 아트 관련 학생(여성)들이 한데 모여, 현시점의 게임 속 무슬림 묘사에 대한 토의를 나눴습니다. 무슬림이라고 하면 22개국에 언어도 여럿인 하나의 집단으로 묶기 어려운 집단인데, 이를 서구인의 시선으로 테러리스트나 악당, 전통 의상으로 몸을 드러내지 않은 여성, 또는 서구화되어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착한 무슬림 등등 대여섯의 스테레오타입이나 클리셰로만 게임 속에 나오고 있다는 문제 제기였어요. 무슬림이라고는 해도 그 스펙트럼이 정말 다양한데 16억 인구를 한두 캐릭터로 대변하려 하는 것도 무리가 있고요. 하지만 언론, 영화 등의 미디어가 만들어낸 그런 편견 때문에 중동 출신 인종들은 실생활에서 실제 피해를 겪고 있다고 해요. 공항에서 백팩에 배터리 넣고 케이블로 연결해서 핸드폰을 들고 있었는데 검문을 당하거나, 영국 국적임에도 (가족들이 있는) 이라크에 몇 년 전 다녀왔다는 이유로 GDC에 오려다 입국 거부 당했던 사례라든가, 아랍권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무하메드 같은 게 요주의 인명으로 등록되어서 온갖 불편을 겪는 등의 일들 말이죠. 무슬림은 그냥 신앙일 뿐인데, 그렇다면 기독교인 캐릭터는 왜 따로 안 만드는지, 또는 전쟁에는 양쪽의 이유가 있는 건데 게임 구조 상 한쪽의 논리만 보여주며 중동 사람들을 죽이는 게임이 너무 쉽게 나오는데, 거칠게 말하자면 미국인을 죽이는 게임을 보면 어떨 것 같냐는 얘기도 있었네요. 이들의 주장은 최소한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들을 재생산해서 기존의 편견을 강화시키지는 말자는 것이었고요. 그래도 게임 업계는 문제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인식했기 때문에 영화계에 비하면 좋은 상황이지만, 이제는 관련 액션들을 취해야 할 때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할 점이 많았고 다른 강연도 좋은 게 많았지만, 이 토론을 현장에서 본 게 더 잘했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이 정도겠네요. GDC 소감문도 하루만 더 쓰면 끝이네요.

아래는 전체 GDC 소감문 목록이에요.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