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GDC 마지막  날이네요.

How strong soft-skills help gamedevs – a 15 year veteran

Skylanders Superchargers의 리드 디자이너이자 레벨 디자이너인 연사가 Monstrous Isle 레벨을 만들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였는데요. 결국 게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프로세스와 개발 툴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고, 여기에 필요한 게 소위 ‘소프트 스킬’, 즉 다른 사람과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조화롭게 일하는 데 필요한 특성들인데요. 베타가 얼마 남지 않은 프리 알파 단계에서 아티스트가 그린 원화에 꽂혀서 이 디자이너가 Monstorus Isle이라는 레벨을 떠올렸고, 같이 맘 통하는 애니메이터 앞에서 간단하게 몸 동작을 섞어가며 어떤 아이디어인지 설명해서 동의를 얻어내고, 그 다음엔 AI 팀이나 퍼포먼스 팀, 카메라 팀 등등 차례로 설득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구체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풀고 싶은 문제에 집중한다거나 말은 짧고 적게 하고 실제 일을 더 많이 한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노하우 얘기나 팀원들과 신뢰 자본(bank of trust)을 쌓는 방법 등에 대한 얘기가 많았네요.

Idle chatter: what we can learn from self-playing games

지난 몇 년간 틈새 시장이긴 하지만 큰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진화 중인 아이들 게임(idle game)에 대해, 작년에 이어 Kongregate가 최근 경향을 반영해서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슬라이드를 이미 웹에 공개했으니 살펴보시면 될 것 같고요. 쿠키 클리커 때에 비하면 메커닉이 많이 깊어졌고, 소재도 다양해졌고, 다른 장르와의 접목도 엄청 늘어났네요. GDC 내내 다소 덩치 큰 게임들만 보다가 정신이 번쩍 드는 발표였네요. 아이들 게임 장르 자체도 더 발전하겠지만, 이 장르의 장점들을 다른 게임에서 계속 채용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발표에서 예로 든 메탈 기어 솔리드 V도 그렇고, 제 생각에는 클래시 로열의 무료 상자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고 말이죠. 그나저나 Kongregate는 몇 년 전만 해도 그냥 잡다한 플래시 게임 포털 같은 느낌이었는데, 수많은 게임과 사용자를 기반으로 갈수록 내공이 깊어지네요.

Three statistical tests every game developer should know 

슬라이드 공개했으니 편히 들으라고 하더니 아주 빠르게 달려가는 발표였습니다. 거창한 통계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라, 엑셀에서 간단하게 써볼 수 있는 기초 통계에 대한 얘기였어요. t 테스트라든가 귀무가설이라든가 대립가설이라든가 하는 것들 말이죠. 통계 너무 오랜만이라서 가물가물했는데, 슬라이드 올라오면 좀 더 찾아보려고요.

 

Overwatch – the elusive goal: play by sound

오버워치 사운드 디자인 얘기였는데 정말 끝내줬네요. 디렉터의 “모니터 끄고도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어.”라는 요구 조건에 따라 사운드 디자인의 대원칙(pillar)을 다섯 개 세우고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툼레이더 내러티브 발표도 그랬지만, 요구 조건이 명확해서 디자인 필라를 세울 수 있으면 그 뒤는 물 흐르듯 되는 것 같아요. 그 다섯 원칙은 (1) 믹싱이 명료할 것 (2) 소리가 난 위치를 정확히 짚을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할 것 (3) 게임플레이 정보를 전달할 것 (4) 영웅들의 보이스 오버로 정보를 줄 것 (5) 파블로프 반응처럼 긍정적인 조건 반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데요. 이 다섯 원칙에 맞춰 하나 하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정말 인상깊었어요. 비주얼 아트나 UI 쪽에서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레이어 간의 대비를 조정하곤 하는데, 그런 방식을 사운드에도 적용한 느낌이랄까요? 특정 기능 언급하면서 “아, 이건 그동안 GDC의 다른 사운드 발표들에서 영감 받은 건데 고맙다.”라고 하더니, 마무리에는 “여기까지가 우리가 준비한 것이다. 여러분이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정말로 서로 자신의 작업을 공유하고 배우고 그래서 성장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어 참 부럽고 뿌듯했네요.

History shaping design: gender roles as shown in centuries of game design

체스부터 시작해서 줄 넘기나 축구, 특히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보드 게임과 장난감 등 온갖 놀이에서 성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왔나를 정리한 발표였어요. 2차 대전 때는 여성의 노동력이 필요하다 보니 여성이 공장에서 일하는 이미지가 많았지만, 그 뒤로는 여성은 다시 전업 주부 이미지로 고정되다가 80년대 후반 90년대 중반부터는 성별을 따로 타게팅하는 마케팅이 대유행하는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네요. 특히 보드 게임과 장난감 얘기가 많았는데, 요새 계속 생각하던 주제라서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발표자는 게임 디자이너면서 취미로 게임 역사를 연구한다고 하던데, 자료 수집이나 논리 전개 등이 꽤 깊은 연구라서 자극 많이 받았네요.

이 발표를 마지막으로 2016년 GDC를 마쳤네요. 아직은 생각나는 대로 감상을 날 것으로 올렸는데, 조금씩 소화시켜서 제대로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전체 GDC 소감문 목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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